이번 포스팅에서는 흑백요리사 팀전을 통해 리더십에 대해 생각해보는 글입니다. 이 글을 통해서 리더십에 대한 저의 관점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글입니다.
들어가며
2024 후반기 우리나라 예능에서 가장 핫한 프로 중 하나는 흑백요리사입니다. 그 중 가장 이슈가 되었던 순간 중 하나는 흑백요리사 팀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성 강한 요리사들이 팀을 이루어 대전을 한다니… 이 프로를 처음부터 보지 않았더라도, 요리에 관심이 없었더라도 구미가 당길 만한 컨셉을 잘 잡았습니다. (예전에 유행했던 쇼미더머니 프로그램도 팀전으로 이슈를 만들어 내기도 했죠)
흑백요리사 팀전은 흑팀과 백팀을 다시 각각 2개의 팀으로 나누고, 고기와 생선을 재료로 2번의 라운드 대결을 펼칩니다.
고기재료 흑팀 리더는 트리플스타, 고기재료 백팀 리더는 조은주, 생선재료 흑팀 리더는 불꽃남자, 백팀 리더는 최현석 이었습니다.
오늘 글은 백팀에 관한 내용입니다. 조은주셰프와 최현석셰프.
리더십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더십이란 것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저 사람이 리더십이 있다 없다 판별하는 기준은? 리더가 될 수 있는 조건은?
리더십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한 무리 내에서 다른 사람들을 압도할만한 비밀 무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지혜, 지식, 무력, 정치력, 판단력, 책임감, 언변 등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리더야! 나를 따라와줘!’ 라고 외치지 않아도 ‘내가 저 리더를 믿고 간다면 죽지 않고 살 수 있겠구나, 내가 승진할 수 있겠구나, 돈을 많이 벌 수 있겠구나’와 같이 자연스럽고 은근하게 믿고 따르는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리더십 형태라 볼 수 있습니다.
흑백요리사에서 팀장의 리더십? 과연?
그런데, 흑백요리사 팀전에서는 이러한 기류가 형성될 시간이 있었을까요? 방송을 보시면 촬영 현장에서 팀전을 진행한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부랴부랴 팀장을 정합니다. 조은주 셰프는 호텔총괄 셰프란 이유만으로 자발적인것도 아니고 타인에 의해서 지정됩니다.
여기서부터 백팀의 문제가 시작되는 지점입니다. 팀장은 팀원들을 압도할 만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조은주 셰프는 그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합니다. 그럴 시간도 없었구요. 당연히 셰프들이기 때문에 요리실력은 디폴트값이라 요리 실력을 언급하면 안되겠죠.
조은주 셰프를 비판하고자 글을 쓰는 게 아닙니다. 그럼 고기재료 백팀에서 리더를 할만한 사람이 있었을까요? 없습니다. 누가 되든 고기백팀은 분란이 생기게 될겁니다. 자신이 리더로서의 자질을 증명할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최현석셰프의 팀은 왜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었느냐? 그건 바로 최현석 셰프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이점 때문입니다. 최현석 셰프는 방송물 좀 먹었거든요. 예능이든 요리 다큐든 방송에 입문한 지 꽤 시간이 흐른 사람입니다. 그러고 예능감이 있죠. 생선재료 백팀 요리사들도 알고 있는겁니다. 요리는 우리 모두 다 잘하지만 저 사람은 방송도 아는 사람이야. 이 사람 믿고 가면 우리가 이길수 있을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그래서 최현석을 리더로 뽑았고 최현석셰프가 하자는 대로 큰 불만 없이 모두 따라갑니다.
리더십의 전제조건은 리더에 대한 믿음입니다. 그래야만 리더가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최현석 셰프는 팀원들의 믿음이 있었기에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고, 조은주 셰프는 팀원들의 믿음이 없었기에 자신이 원하는대로 지휘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리더십에는 팀원의 역할도 중요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를 믿고 지지해주는 팀원들의 마인드도 중요합니다. 팀장이 정해졌고, 팀장의 결정에 모순이나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면 믿고 따라가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의견이 다를 수는 있습니다. 맞고 틀림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의 문제라면 충분한 대화를 통해 의견을 개진을 하더라도 팀장의 의견을 따라줄 필요도 있습니다.
백수저 요리사의 고기탬과 생선팀의 차이는 이곳에서도 보입니다. 의견을 내고 대화를 하느냐 자기 주장을 고집하느냐. 이 부분에서는 팀원으로서 에드워드 리의 팀장에 대한 견해가 돋보입니다.
반면, 고기팀에서는 리더가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리더에게 도움을 주며 보조하며 같이 가려고 한다기보다는 불평 불만이 많고 각자의 주장이 강합니다. 본인들이 리더를 해야 하는 성향입니다.
마치며
리더가 되는 것 그리고 리더십을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타인을 압도할만한 무언가를 가져야 하는데 그게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기업이나 군대에서는 팀장과 같은 조직의 장에게 인사권과 같은 별도의 권한을 부여하고 이로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보완합니다. 권한이 있으면 능력이 부족해도 팀원이 따를 수 밖에 없죠. 팀원이 진심이든 아니든 팀장을 따라야 하고 팀장은 팀원들과 함께 원하는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자신의 영역에서 최고인 셰프들을 모아 놓고 팀전을 한다? 제작진은 분란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이슈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요리 예능에서 리더십을 생각하고 논하게 되는 재미있는 연출이었다고 생각합니다.